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학습 태도가 갑자기 달라진걸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잘 하던 숙제도 놓치고, 수업시간에 멍하니 있는 일이 늘어나면 부모 입장에선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죠.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이전에 잘하던 과제도 놓치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산만함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특히 소아기 뇌전증을 진단받은 아이라면, 그 영향이 뇌의 인지 기능에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소아 뇌전증이 집중력과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 소아 뇌전증이란 무엇인가요?
뇌전증(간질)은 쉽게 말해 뇌 속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반복적인 발작 증상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어른에게도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소아기에는 발달 중인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습 능력, 감정 조절, 집중력 등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잠깐 멍한 표정을 짓거나 눈동자가 흔들리는 식의 미세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아이의 집중력이나 학습능력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 집중력이 저하되는 이유는?
1.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숨은 뇌파 활동’
우리는 흔히 뇌전증이라고 하면 전신 발작이나 경련을 떠올리지만, 아이들의 경우 눈에 띄지 않는 ‘짧은 멍함’이나 ‘주의 이탈’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비발작성 간질파라고 불리며,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아이의 뇌 안에서는 집중을 방해하는 신호가 계속 흐르고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처럼 조용히 나타나는 뇌파 이상은 아이가 수업을 듣는 도중 잠깐 멍해지게 하거나, 어떤 활동에 집중하려고 해도 계속해서 흐름을 끊기게 만듭니다.
부모나 선생님 입장에서는 "왜 자꾸 딴 생각을 하지?" 싶지만, 사실 아이는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인 거죠.
2. 뇌의 전두엽 기능이 영향을 받는 경우
전두업은 사람의 충동조절, 주의력, 계획하는 능력 등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그런데 뇌전증이 전두엽(집중,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영향을 줄 경우, 아이는 학습 중에도 과제에 몰입하거나 순서를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과제를 시작했지만 금방 산만해지거나, 설명을 듣고도 바로 까먹는 경우가 잦아질 수 있어요. 몇분만 지나도 주의가 다른 곳으로 향하거나, 반복적인 지시도 잘 따라가지 못 할 수도 있어요.
3. 수면 중 뇌 활동 문제
뇌는 수면 중에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을 저장합니다. 하지만 뇌전증이 있는 아이는 자는 동안에도 비정상적인 뇌파 활동이 있을 수 있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음 날 집중력이 저하되고, 피로감과 무기력감으로 이어져 수업중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겠죠.
4. 약물 부작용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뇌전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경련제는 발작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아이에 따라서는 약간의 졸림, 느린 사고 처리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약물 복용 후 눈에 띄게 집중력이 떨어졌다면 약 조절이나 상담이 필요합니다.
📊 소아 뇌전증 아동에게 흔이 보이는 인지 특성
- 주의가 쉽게 산만해지고 오래 유지되지 않음
- 지시 사항을 순서대로 따르기 어려움
- 방금 들은 말을 곧잘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음
-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 세우기에 어려움
- ADHD와 유사한 행동 특성을 보일 수 있음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는 뇌전증 아이들의 약 30~50%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유사한 증상을 동반한다고 보고합니다. 하지만 뇌전증이 원인이 된 집중력 저하와 ADHD는 관리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구분이 필요합니다.
🔍 아이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
1. 정밀한 뇌파 검사와 진단
겉으로 발작이 없다고 하더라도, EEG(뇌파 검사)를 통해 비발작성 간질파 활동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숨은 뇌파 이상이 집중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면중 또는 깨어 있는 동안 간질파가 반복된다면, 집중력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2. 약물 부작용과 모니터링
항경련제는 아이의 발작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만 약물 종류에 따라 아이마다 반응이 다르므로 북작용 여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집중력 저하나 졸림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용량이나 약 종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3. 학교 환경과 협력
아이의 특성을 담임교사와 꼭 공유하고 학습 방식이나 과제를 조정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인지적 특성을 교사와 공유하여 과제를 더 작게 나누거나, 반복 학습, 시각 자료 활용 등 환경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짧은 시간에 더 자주 휴식을 주는 것도 집중력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쉬는 시간도 다른 아이보다는 더 자주 주어야 할 수도 있죠.
4. 인지 훈련 도입
작업기억 강화 게임, 뉴로피드백, 주의력 훈련 앱 등을 활용해 뇌의 주의력 회로를 자극하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훈련은 약물 치료와 병행할 때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5. 아이의 정서적 지지와 자존감 회복
뇌전증을 가진 아동은 “나는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자각 때문에 위축되기 쉽습니다. 공부도 잘 안되고, 혼나는 일이 많아지면, 자신감을 잃기 쉽죠. 이런 정서적 불안은 집중력 저하로 바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자존감 회복, 격려, 성공 경험 제공이 꼭 필요합니다. 아이가 작지만 성취감을 경험하고, 칭찬을 통해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꾸준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한 마디
- 아이의 ‘산만함’의 원인을 단순히 훈육의 문제로 보지 말고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뇌전증 아이도 충분히 집중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단지, 그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 환경 조절, 치료, 정서적 지지가 모두 함께 이뤄져야 아이의 뇌는 제 기능을 찾습니다.
우리가 좀더 이해하고 기다려주면, 아이는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보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따뜻하게 살펴봐주세요.
📝 마무리하며
소아 뇌전증은 아이의 집중력과 기억력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말고, 집중력 저하 뒤에 숨은 원인을 함께 찾아보세요. 우리 아이의 뇌는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뇌전증은 아이의 전부가 아니라, 그 일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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